류서연 수필가 

바람따라 향기따라
 
내 마음에 휭 하니 한줄기 찬바람이 스쳐 지나간다. 갑자기 한바탕 들이닥친 쓰나미가 모든것을 쓸어가버린 듯 마음이 허전하고 비여버린다. 아, 텅텅 비어버린 내 마음의 빈자리를 무엇으로 메워야 할까?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은 내 마음속에 남은 향기마저 흔적조차 없이 모조리 가져가버리는 것 같다.

교직원생활 30년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내 자리 어쩔 수 없는 현실 내 인생은 갑자기 멈추어버렸다. 무인고도에 갇힌 기분이다. 어디에서도 향기를 느낄 수도 맡을 수도 없었다. 향기가 빠져나간  자리에 남은 것은 무엇일까?            

그날 퇴직수속을 하였다. 지장을 찍으려는 순간 손이 가늘게 떨리면서 웬지 모르게 마음이 울컥해나 눈물이 솟구쳤다. 내 손은 잠간 허공중에 멈추었다가 맥없이 떨어졌다. 이어 서류에 지장을 찍었다. 아니 찍어야 했다. 서류에 찍은 빠알간 지문이 커다란 바위가 되여 내 심장을 무겁게 누른다. 인사선생님이 해주는 말이 축복인지 위로인지 가늠할수 없었다. 내 인생을 도둑맞힌 것 같은 참담한 기분을 누구에게 들키기라도 할가바 나는 서둘러 청사를 빠져나왔다. 누구와도 맞띄우고 싶지 않았고 그 어떤 말도 듣고싶지 않았다. 

교수청사를 나선 나는 청승맞게 운동장복판에 서있다. 그리고는 장승이 되어버렸다. 인적 하나 없는 허허벌판에 서있는 기분이다. 갑자기 모든것이 변하였다. 아니 나만 변하였다. 더는 삶의 향기를 느낄수 없고 교정의 라이라크향기를 맡을수 없으며 학생들의 즐거운 모습을 볼수 없다. 학생들이 글 읽는 랑랑한 소리가 메아리가 되여 텅 빈 내 마음을 오래오래 울린다. 겨울의 찬바람이 불어와 내 몸을 마구 휘감는다. 천천히 손바닥을 펼친다. 그리고 움켜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다시 손바닥을 폈다. 손에 움켜쥐고 있던것이 순식간에 어디론가 형체도 없이 손가락사이로 빠져나간다. 몇십년 눈에 익은 교수청사를 보노라니 학교의 구석구석에서 내 삶의 향기가 솔솔 배여나오는것 같았다. 그 향기는 나를 아득한 허공으로 싣고 간다...

나는 지금 해빛 밝은 교실의 교단에 서있다. 내 발자국이 수없이 찍히고 내 삶의 향기가 짙게 배인 교단은 내 인생의 축도다. 수십쌍의 눈길이 나를 쳐다본다. 그 눈길에는 새로운 지식을 갈구하는 열망이  어려있고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지향이 담겨있다. 아름다운 향기는 아이들을 지식의 바다로 이끌어간다. 매 한쌍의 눈길을 보면서 내 입에서는 청산류수처럼 거침없이 강의가 흘러나온다. 나는 마음을 가다듬고 잔잔한 목소리로 시를 읊는다.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그루의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해빛도 그늘이 있어야 밝고 눈이 부시다
나무그늘에 앉아 
나무잎사이로 반짝이는 해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학생들에게 정호승의 쓴 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읊어주자  아이들은 희열에 들떠 박수를 쳐준다. 아이들의 즐거운 모습을 보고있노라니 이름할수 없는 미묘하고 아름다운 향기가 나의 전신을 휘감는다. 그 향기에 나는 흠뻑 도취된다. 아니 빠져든다.

향기에 실린 내 마음은 둥둥 정처없이 바람따라 구름따라 흘러간다. 몽실몽실 하아얀 구름을 잡으려고 팔을 허우적거린다. 구름이 손에 잡힐듯 말듯 매끌거린다. 손을 최대한 길게 뻗쳐 구름을 휘감는다. 헌데 내 품에 안긴 구름은 이내 형체도 없이 표연히 사라진다. 허탈했다. 인생이란 이렇게 허무했던가?  교직생활30년의 향기가 사라진 지금 나에게 남은건 아쉬움과 후회와 유감 뿐이다. 아이들의 말에 좀 더 열심히 귀 기울일 걸, 아이들을 좀 더 따뜻하게 사랑해 줄 걸, 좀 더 인생의 아름다운 향기를 빚었을 걸. 이 때 귀에 익은 종소리가 나를 깨운다. 이제 더는 들을수 없는 그 종소리를 마음에 오래오래 담아두기라도 한듯 나는 넋을 잃고 그대로 서있는다. 누군가 뛰여가면서 씩씩하게 인사를 하였지만 내 귀에는 한마디도 들려오지 않는다. 어서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었다. 아니 나가야만 했다.

나는 발이 가는대로 정처없이 걷는다. 마침 뻐스가 바람을 일구며 멈춰선다. 아무 생각없이 무작정 뻐스에 올랐다. 달리는 뻐스의 관성에 의해 내 몸이 이리저리 흔들흔들 춤을 춘다. 잠간새에 뻐스는 나를 모아산에 실어다 놓았다. 

겨울의 모아산은 한산하다. 가끔 등산객이 보일뿐 조용하다. 아니 괴괴하기까지 하다. 힘든 투병생활을 하면서 자주 찾던 곳이였다. 이곳에 오면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되면서 나는 내 안의 또 다른 나와 만난다.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겸허한 마음으로 앉아 있는 푸르른 산 산새들의 다정한 노래소리 나무잎사이로 비쳐드는 따스한 해살 그 해살의 빛갈과 가득 차오르는 바람냄새 그리고 모아산의 은은한 솔향. 겨울바람에 알릴듯말듯 솔향기가 불어와 내 코끝에 대롱대롱 매달리는것 같다.

이때 알수 없는 그 어떤 향기가 바람에 실려온다. 그 향기는 종잡을수 없는 내 마음을 비집고 들어온다. 이어 텅 빈 내 마음을 꽉 채워준다. 헌데 아쉽게 이내 증발해버린다. 향기를 잡으려고 손을 허우적거리다가 맥없이 내려놓는다. 불안한 마음을 잠시 접고 안정을 찾으려고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헌데 신기하게도 한숨으로 가득찬 내 가슴에 청아한 향기가 솔솔 스며들기 시작한다. 겨울 한낮의 따뜻한 공기가 왈칵 내 몸에 달려든다. 종래로 느껴보지 못했던 그 어떤 향기가 내 몸을 감싼다. 겨울이지만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살며시 눈을 감고 꿈 같은 단잠에 잠시 빠져든다. 자연의 다양한 향기에서 내 삶의 또 다른 향기를 느낀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나의 향기에 아무도 얼굴을 찡그리지 않는다. 모든 것이 빠져나간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그 어떤 항거할수 없는 향이 간지러워 견딜 수 없다.

이 시각 나만의 틀에 갇혀 괴로움에 몸부림 친 자신이 너무 가소로웠다. 때가 되면 아름다운 뒤모습을 남기고 떠나는것이 가장 명지한 선택이거늘 왜 자꾸만 미련에 젖어 움켜쥔것을 놓으려 하지 않았을가? 내안에 아직도 남아있는 인간의 본능-욕망때문일가? 아니면 마음을 비우지 못해서일까? 

내 몸속의 평범한 향이 진동한다. 늦은 밤 어두운 골목길을 밝혀주는 반짝이는 별빛처럼 아주 미세한 향들이 은빛 가루가 되여 내 몸 구석구석에 스며든다. 내 마음의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한다. 그래 이제는 모든것을 내려놓고 또 다른 향기를 찾아 인생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는거야. 미숙하지만 소박한 향기를 풍기는 내 글로 삶의 치렬한 무대에서 생존을 위해 열심히 뛰여다니는 사람들에게 힘을 북돋우어주고 삶의 의지를 잃고 마음을 잡지 못하고 갈대처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밝은 등대가 되여주고 삶의 희망이 되여준다면 내 인생도 가장 향기나는 인생으로 재탄생하지 않을가? 이 시각 나는 천진한 아이의 마음이 되여 맑고 푸른 하늘을 보면서 인생의 새로운 비상을 꿈꾼다. 

어느덧 내가 향에 머무는 시간 그 안에서 인생의 향기를 빚기 위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나의 발걸음이 벌써 저 앞에서 나를 재촉한다. 내가 걸어온 향기의 흔적이 희미해지기전에 다시 그 향기를 따라 되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내 삶에 깊게 배인 향기를 맡는다. 그 향기를 깊이깊이 들이키노라니 이 시각 내 작은 가슴이 한없이 부풀어 오른다. 이제부터는 내 마음속 빈자리를 또 다른 향기로 차곡차곡 채워가면서 향기 나는 삶을 살고 싶다. 아니 한줄기 그윽한 향기로 남고싶다.
  찬바람이 휙 불어친다. 겨울바람은 내 마음에 새로운 향기를 실어온다...

[부록]

본 수필은 <연변문학> 2018년 4기에 발표,  <단풍잎 18기>에 수록 
연변문학 한문판 2기에 한어로 번역되어 수록.   
<中国朝鲜族优秀文学作品选 >한어로 번역 수록
<21세기중국조선족문학작품선집-수필선>에 수록


옥을 파낸 자리

 

수술한지 꼭 열흘만에 의사선생님께서 실을 뽑아주겠단다. 순한 양처럼 젊은 의사선생님의 뒤를 고분고분 따라 처치실에 들어가 침대에 반듯하게 누웠다.

나는 천천히 환자복 단추를 벗기고 가슴을 동진 것을 풀었다. 웬지 손이 가늘게 떨리였다. 나는 두 눈을 꼬오옥 감았다. 영문을 알수 없는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눈을 뜨니 남편이 문틈으로 들여다보는 모습이 얼핏 보인다. 남편이 지키고 있다니 속이 든든하였다. 이때 의사선생님의 말소리가 들린다. 

“수술도 잘 되고 상처도 이쁘게 잘 아물었습니다. 사흘에 한번씩 처치하시고 매일 팔 드시는 운동을 좀씩 하세요. 그리고 래일부터  항암치료에 들어갑니다.” 

말을 마친 의사선생님은 상처부위를 처치한 다음 다시 가슴띠를  꽁꽁 그리고 세심하게 동여주셨다. 30대중반의 의사선생님은 퍽 친절하셨다. 실을 뽑고 나서 항암치료를 위해 왼팔 혈관에 주사호스를 묻는 간단한 수술을 받았다. 내 팔 혈관에 47센치나 되는 긴 호스가 들어간다니 약간은 긴장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였다. 그것도 여섯달이나 내 혈관에 있어야 한다니 왜 긴장되지 않으랴. 그래도 참아야 했다. 살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이겨내야 한다는 집념은 하나의 흔들림없는 신앙같이 내 온몸을 달구어 놓았다. 그러다보니 말로만 듣던 그 무시무시한 항암치료도 하나도 겁나지 않았다. 그러면서 래일은 오늘보다 났겠지 자아위안하면서 래일 일은 래일에 가서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항암치료가 아무리 어렵고 고통스러워도 맥없이 주저앉아버리기에는 삶이 눈물겹도록 아름다운것이기에 결코 포기할수 없어 하루 빨리 모든 불행과 슬픔을 떨쳐버리고 일어나야 겠다고 이를 옥물었다…

드디어 한차례 항암치료까지 끝내고 바깥세상을 구경하였다. 수술을 두번  받다보니 거의 한달만에 밖에 나와서 보는 푸른 하늘 내 볼을 스치는 4월의 따스한 바람 봄이 오는 싱그러운 냄새 가슴이 뻥 뚫리는것 같았다. 나는 게걸이 든 사람마냥 바깥의 청신한 공기를 들이켰다. 거의 한달을 병원에 갇혀 힘든 투병생활을 보내다가 나와 보니 모든 것이 그렇듯 아름다웠다. 희열에 들뜬 나는 쏟아지는 해살속에 손도 내밀어보고 봄풀의 몸도 어루만져본다. 풀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 흙 한줌도 쥐여본다. 봄해살의 따뜻함 봄풀의 정겨움 봄땅의 부드러움이 내 몸에 전해온다.

큰 수술을 받고도 내가 이렇게 생생하게 움직이고 여전히 심장이 박동하고 설레이고 살아있다는 현실에 온 몸에서 강한 전률이 느껴진다. 새삼 생명의 아름다움에 감개가 무량해진다. 얼마전까지만 하여도 침대에 누워 꼼짝을 못하고 남의 부축임을 받아야 겨우 일어나고 앉고 하던 나였다. 헌데 이렇게 나절로 마음대로 움직일수 있다니, 살면서 종래로 느껴보지 못한 또 하나의 커다란 감동이였다. 그 울림이 너무도 벅차서 나는 오래동안 울렁이는 내 마음을 주체할수가 없었다. 눈물이 나려는것을 가까스로 참으면서 한껏 머리를 쳐들고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을 올려다본다… 

구석구석에 남편의 손길이 닿은 집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창턱에 즐느런히 놓인 화분에는  앙증맞은 빠일간 꽃이 예쁘게 피여있었다. 내 기분은 대뜸 업그레이드 되였다. 한참 꽃을 보면서 약간은 희열에 들떠있었다. 나는 꽃앞에서 한참이나 넋을 잃고 서있었다 .꽃과 수다를 떨다가 샤와를 하고 싶다니 남편은 아무 말 없이 큰 대야에 따뜻한 물은 한가득 받아주었다. 한쪽 팔에 주사호스를 묻었는지라 마음대로 물을 끼얹지 못하고 한손으로 조심스럽게 온 몸 구석구석을 닦아냈다. 

문득 내 손이 앞가슴에 가 멎었다. 나는 눈을 감았다. 스스로 가슴을 볼 용기가 없었다. 알수 없는 두려움에 몸이 떨리였다. 그렇게 한참을 멍하니 서있다가 수술해서 처음으로 아주 천천히  머리를 숙이고 조심스럽게 감았던 눈을 떴다. 한쪽 가슴이 썩뚝 잘려나가 옴폭 패인 오른쪽 가슴을 보는 순간 눈물이 핑 돌면서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그리고 가슴과 겨드랑이에 한일자로 죽 그어진 빨간 수술자리가 지렁이처럼 꿈틀거렸고 민숭민숭한 한쪽 앞가슴때문에 대칭을 잃어 보기에 흉했다. 여자에게서 가장 소중한 것을  상실한 현실에 이름할수 없는 감정이 몰려온다. 나는 거울을 마주하고 우두커니 서서 멍하니 내 가슴을 보고 또 보았다. 참고 참았던 뜨거운 눈물이 기어이 두 볼을 타고 줄줄 흘러내린다. 그렇게 나는 오래도록 알몸으로 거울을 마주하고 서있었다. 이때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당신 아직두 안 끝났소? 힘들겠는데.”  
나는 대답하는 것도 잊은채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였다. 이때 문이 열리면서 남편이 들어왔다. 울고 있는 나를 보던 남편은  당황하여 어쩔바를 몰라한다. 
“여보오 왜 그러오.”
“아니 그냥요…”

내 말이 채 끝나기도전에 남편은 한품에 나를 꼬오옥 안아준다. 나는 남편의 듬직한 품에 안긴채 어린애처럼 엉엉 울었다. 남편은 말없이 투박한 손으로 내 등을 다독여준다.

“당신 너무 상심해마오. 그래도 빨리 손을 써서 얼마나 다행이요. 당신은 가슴을 잃었지만 그 자리를 내가 사랑으로 듬뿍 채워줄게요. 그러면 당신의 패인 가슴은 다시 사랑으로 봉긋이 솟아오를거요. 어서 옷을 입고 나와서 따뜻한 소탕을 먹소.” 

남편이 나가자  눈물을 훔치고 천천히 브래지어를 입었다. 가늘게 떨리는 손으로 호크를 채우니 한쪽 가슴이 텅 비여 물렁물렁하다. 채워지지 않는 텅빈 가슴을 보면서 또 한번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아, 그 때의 그 심정을 무엇이라고 형용할가? 젖가슴은 녀성의 아름다운 곡선미와 녀성의 품위를 상징하고 녀성의 고유한 자존심을 지켜주는 가장 소중한 부분인데 그것을 잃는 다는 것은 여자에게 있어서 너무 잔인한 일이였다. 하지만 … 생명을 다시 찾은 것 만으로도 커다란 위안을 받기로 하고  현실을 받아드리려야 한다고 굳게 마음먹으니 마음이 얼마간 가라앉았다….

다시 내 가슴을 본다. 이번에는 슬픈 눈으로가 아닌 새 삶을 시작하기 위한 경건한 마음으로 본다. 가슴이 뭉텅 잘리워 옥을 파낸 자리는 마치 그윽한 향기를 풍기는 하나의 동그란 분통같다. 그 분통에서 행복했고 아름다웠던 지난 기억들이 하나 둘 뛰쳐나온다. 그리고 가족의 행복을 영위해온 내 마음을 달래준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그 동그란 분통에 피보다 더 진한 가족의 끈끈한 정과 남편의 드팀없는 사랑으로 채워질 때면 내 가슴은 다시 정으로 사랑으로 봉긋이 솟아오르겠지? 그때면 멍들고 아픈  내 마음은 치유될 것이고 내 가슴은 남편의 사랑으로 더 포근해지고 더 풍만해 질 것이리라. 이 시각 은은한 미소를 머금고 내 귀전에 대고 삶의 희망을 잃지 말고 함께 오래오래 살자고 조곤조곤 속삭이던 남편의 따뜻한 말이 저 산너머 오두막처럼 정겹게 다가와 내 마음을 적셔주고  푸르른 안녕을 가져다준다.

오늘도 래일도 옥을 파낸 내 가슴에서는 사랑이 뿌리를 박고 우썩우썩 자라고 있다. 그 사랑은 저 저문 들녁 노을처럼 빠알갛게 아름다운 빛을 뿌린다… 

[부록]

<도라지>2020년 5기 수필마당
단풍잎 18기 <잘 가거라, 꽃밭농사여>에 수록

류서연 프로필                                           

연변대학졸업.  
연변작가협회 이사,  11기 로신문학원 수료,  단풍수필회회원 ,
중학교고급교원 길림성우수교원,  실험중학교퇴직 교사,
1985년 천지에 처녀작 단편소설 <희망의 선률>발표.
2011년부터 각종 문학간행물에 수필 <여자의 집>, <살맛이 납니다> 등 수필 120여편과 수기 30여 편 발표. 
2012년 연변작가협회 가야하문학상 신인상수상
2012년 연변텔례비죤방송국 생활수기 은상 수상
2016년연변인민방속국설립 70주년 기념 수필응모에서 금상 수상
중학생 각종글짓기대회에서 대상, 금,상  우수지도상 등 30여 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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