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갑  대학교수⦁수필가⦁시인⦁평론가

사람은 태어나서 성장과 성숙 그리고 노화가 깊어지면서 생을 마감한다.
나이가 많아져 노화되는 것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된 과정으로서,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어도 감출 수 없는 주름살이 늘어 간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어떤 삶의 흔적으로 남겨지기를 바라는가. 그것을 먼저 자신에게 물어라. 그리고 살아야 할 삶의 방법을 선택하라”고 했다. 
인간의 삶은 전 생애로 평가받는다. 특히 노후 삶의 마지막 선택과 모습은 후대에게 가장 길고 강한 그림자로 남겨진다. 
자신에 삶의 전체를 평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노년기를 ‘이익 중심의 삶인 꼰대어른’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가치 중심의 삶인 라테어른’으로 살 것인가의 선택은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된다.

꼰대어른의 삶이다.
나이만 먹는 다고 어른이 되는 것인가.
꼰대어른은 나이 든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하여 젊은 사람에게 어떤 생각이나 행동방식 등을 강요하는 행위로 부정적이고 속된 의미를 지닌 말이다.
사람은 태어나서 30세까지는 교육받아 성장기간이라면 30세부터 60세까지는 직업인으로 일하고 달성하는 성숙기간이 된다. 60세부터 100세까지는 성장과 성숙기간에 이룩하고 달성한 결과와 가치로 지혜의 삶을 살게 된다. 이때의 삶은 나무가 열매를 남기는 기간으로 제일 소중하다. 그렇지만 세상이 변하고 삶의 가치가 세월에 실려 먼 길을 걸어 왔는데도, 과거에 배우고 체득한 자신만의 고집을 최고라며 주장하고 남에게 강요하는 꼰대어른이 있다. 
꼰대어른의 마음과 행동 속에는 “내가 누군 줄 알아 과거의 나를 알려주고 싶어 앙달. 네가 뭘 안다고 감히 나한테 그래, 내가 너만 했을 땐 말이다. 어떻게 그걸 나한테 하라고 그래, 요즘 젊은 사람들은 근성이 없어 내가 해봐서 아는데 말이야. 라며...” 그것은 어쩌고저쩌고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자기 견해만 옳다며, 내가 이렇게 하는 말은 다 너 잘되란 말이라고 치장을 한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의 윤리도덕적 가치관이 자리 잡고, 새로운 지식과 기술의 등장으로 삶의 방법이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길고 거친 삶의 훈장이 된 마음의 주름살에 갇힌 욕심을 버리지 못하고 아집만 노래한다면, 꼰대어른은 더욱 외롭고 고독한 외 딴 세상에서 허우적거리다가 가는 인생이 된다. 
쫓기듯 살아서 마음의 여백이 없는 삶, 버리지 못한 가격 및 이익 중심의 삶 흔적 때문에 배움과 성장이 멈춰 존재감을 잃어버린다. 과거의 영광과 나이만을 과시하며 사는 가련한 꼰대어른의 삶으로부터 용감히 탈출해야 한다.

라테어른의 삶이다.
젊은 시절에는 성공하여 쾌락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고, 나이 들어서는 나누고 베풀며 즐겁게 사는 것이 행복이 아니겠는가. 
  100세 시대에 삶의 마지막 선택과 모습은 예쁜 인생으로 혹은 미운 인생으로 남느냐의 결정판이 된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변하여 더는 권위적이고 유교적인 공경과 충효가 전부인 시대는 지났다. 이 시대에 변화 가치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수록 마음의 여백에 상호간에 존중 ‧ 이해 ‧ 배려가 있는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충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노후에는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버리고 인생 개정판을 쓰기 위해 생각과 모습에 새로움을 더하기 위해 공부를 해야 한다. 죽을 때까지 배우고 성장해 멋진 존재감을 갖고 현제의 가치와 좋은 향기를 만들고 피워 나눠 베풀 줄 아는 라테어른이 되는 것이다. 마치 좋은 커피에 에스프레소 샷과 데운 우유를 담고, 우유 거품으로 큰 하트 모양을 그려 고소한 맛과 은은한 향기를 피우는 라테커피처럼 세월이 축적 될수록 더욱 고운 멋과 향기가 나는 사람이다. 
세월의 마디마다 조금씩은 다른 생각으로 춤추며, 가치 중심의 삶을 살다가 아름다운 마무리의 희망을 찾는 것은 끊임없이 삶의 여백에 재충전하는 것이다.
지난날의 나를 과시하고 ‘나 때에는 말이야’를 반복해 주장하며, 혼자만의 황홀과 만족에 도취에 빠진 꼰대어른의 부정적 모습에서 탈출해야 한다. 오늘날 권위주의가 붕괴되고 개인주의가 보편적 가치로 자리 잡은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늙어감에 대한 무감각, 구태적인 감정과 망상의 허영 껍질을 깨고, 세대 간의 생각과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많이 듣고 적게 말하고, 가르치려 하지 않고 격려해주는 라테어른의 새로운 실용적 긍정의 가치로 변해야 한다. 
좋은 사람들과 취미활동을 하며 감성을 공유하고, 인생을 그리고 노래할 수 있는 것은 고급스러운 삶의 소통이고 숨겨진 재능 개발의 행복함이다. 쫓기듯 살던 삶에 새로움을 충전해 마지막 남은 내 인생은 라테어른으로 아름답게 향기 피우며 살아 가야한다.

결코 미운 꼰대어른인 100살이 되고 싶지 않은 라테어른이고 싶다.
세상을 살다보면 어떤 사람은 평생 꼰대어른으로 살다가 고독하게 가지만, 어떤 사람은 지혜로운 라테어른으로 산다. “사회에서 퇴직 해보시라. 어디서도 관계연락이 끊겨져 간다. 외로움과 우울감이 다가온다....”젊음과 늙음이 더블어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라테어른으로 ‘다름의 포용정신’을 가져야 한다. 
라테어른으로 살아가려면 빠르게 발전하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자신이 잘하거나 좋아하는 것을 위해 공부도 게을리 할 수 없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다.’ 라는 마음을 갖고, 지난날 전성기의 흥에 취한 ‘이익중심’의 꼰대어른이 되지 않아야 한다. 라테어른으로서 ‘가치 중심의 삶’을 추구해야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불평불만으로 에너지나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자기 개발로 취미생활을 즐기며 지적인 양식을 섭취해야 한다. 인간관계도 비즈니스관계가 아닌 깊은 마음의 정을 주고받으며 자기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친구도 가져야 한다. 
인생의 여행길에서 마음의 여백에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로 공동체와 더불어 즐거움을 누리며 보람 있게 사는 행복한 라테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냥 주름진 껍데기로 늙어가는 꼰대얼른이 아닌 조금씩 마음으로 익어가는 라테어른으로 사는 것이 지식정보화시대의 지혜로운 삶이고 인생이다.

  
  

조용갑 프로필

수필가·시인·대학교수. 「한국수필」 수필 신인상, 「한국전쟁문학」 시 신인상, 연세대학교 미래교육원 수필창작 지도교수, 서울대교구 가톨릭 영 시니어 아카데미 행복한 수필쓰기 지도교수, 서울 송파구, 서울 강동구 행복한 수필쓰기 지도교수, 국보 수필문학대학원 지도교수, 서울은평보훈문학대학 수필/시 지도교수, 서울도봉문인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수필가협회 이사, 계간문예 이사다. 한국문학신문 문학상, 한국전쟁 문학상, 계간문예 문학상, 서울도봉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 명인대전 수필부문 명인대상(제16회,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 등을 수상했다. 작품집으로 『사랑의 덫에 걸린 행복』(시집), 『삶의 향기』(수필집), 『행복한 수필 쓰기』(정목일·조영갑 공저), 『사랑이 흐르는 삶』(명동에세이클럽 작가 공저) 외 다수가 있다. 국방대학교 교수,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교환교수, 대진대학교 교수, 정책학 박사, 육군 대령, 국방부장관 정책자문위원, 통일부 통일교육위원등을 역임했고 대한민국 보국훈장,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학술저서로 『국가안보론』, 『국가위기관리론』, 『전쟁사』, 『민군관계론』, 『현대무기체계론』, 『국방심리전략과 리더십』 외 다수가 있다. TV, 라디오 방송의 정책토론 및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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