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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문호] 눈물 외9수

기사승인 2019.05.01  10: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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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호 프로필: 70년대 <연변문학>으로 시단 데뷔. 2007년 8월 26일 11회 연변 지용제 정지용 문학상 수상, KBS성립 45주년과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망향시 우수상 두 차례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료녕성 작가협회 회원, 심양조선족문학회 부회장 역임. 심양 시조문학회 부회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집 <달밤의 기타소리> <징검다리> <자야의 골목길><팔공산 단풍잎(한국 학술정보(주)에서 출판)><다구지길의 란><료녕성조선족 시선집(리문호편찬)>가 있음.   


눈물     


  리문호
 
나는
그대에게 드릴
꽃은 없고
눈물만 남았습니다
 
이 눈물을
그대에게
드려도 될까요
 
그대가
꽃으로
필 수 있다면
 
2019,4,21,상해에서
 
 
찜 만두


 
한 번 보는 것 만으로
행복했다
김이 물물 나는 찜 만두
구멍 가계 그녀의 얼굴
 
찜 만두처럼
웃음이 반질한
복스런 하얀 얼굴
지날 때  마다
그 저는 못 가
또 두개 사들었다
 
이리 보고
저리 보며
그녀의 마음을 보 듯
속엔
무슨 속이 들어 있을까
 
뜨거워
한 입에 베물 수 없는
궁금한 그녀의 마음
나는
매일 사 먹어도
속은 먹은 것 같지 않아
매일 사 먹고 있다
 
왜 이리
당길까 ?
 
2019,4,22, 상해에서


 
딸기


 
볼은 빨갛고
코끝엔
노란 애교  맺힌
얼굴
 
살짝 곰보엔
숨길 듯 말 듯
뾰족히 내민
밀애의 고백
 
새콤
달콤
고렇게
웃어 주우
 
님이여
 
2019,4,22, 상해에서


 
랭혈의 빛
 
 
나는 이제
아름다운
랭혈의
핏빛 밖에 남지 않았다
 
사랑이 끝난
은둔의
절벽에
눈물의 수정체를 박고
 
일장춘몽
핏빛은 웃음이다
마지막
한 줄기 그리움
허무하고
눈부신 빛
  
2019,4,19 ,상해에서


 
그림자


 
등뒤엔 낙조
그림자는

땅거미가 된다
 
강도 건넌
산도 가린
거룩한
허상
 
낙조가
땅에 박혀 들면
묘지석도 없는
허허 광야...
 
2019,4,19 상해에서
 
 
늙은 느티나무
 
                 
재목이 못 된
버림
한스럼으로
허허 광야에
외로이
세파에 나붓기는
방랑의 깃발같은
잎사귀
몇 잎
 
황폐해 가던
연륜에
창천을 향해
갈구하던
앙칼진 울부짖음
얼마던고 ...
 
재목이 못 됨이
가지가
절제되지 않은
더 큰
자유임을
뒤 늦게
앙천대소 한다
 
세기를 나와
넓은 세계로
짝대기를 딛고 다녀도
 
누추한
옷깃 날리며
대 도시의
사치스런 거리를
비틀거리며 방랑해도
 
자유 하나로
행복한
정의 구걸자여 ....
 
 
황소의 눈물   

    
 
내가 너를 볼 때마다
네  눈 굽엔 눈물이 고여 있다
 
눈물은 마음의 샘물
 
우리 둘 사이엔 언어가 없어
내가 네 마음을 모르고
네가 내 마음을  몰랐구나
 
그러나 눈물보다 더 절실한 언어는 없나니
너의 눈 물을 읽으면
네 마음의 깊이가
내 마음 보다 더 깊음을 안다
 
우리 둘 사이엔
말 없는 육중한 침묵이 흐른다
말 못할 천고의 서러움을
말로 하기는 너무나 목 메이는
 
우주의
무거운 사랑을
눈물로 지닐 수 없겠느냐
너와 나는 ……
 
.2019,4,15일 서울에서


 
영원한 그리움


 
광막을 휩쓸며
메마른 울음소리로 몸부림 치다가
기진해 쓰러지면
모르는 세상의 고요가
무덤인 듯
별빛을 안고 내리는 곳
 
외진 사구(沙丘)에서
그리움에  백골로
천만년 묻혀 있다 한들 어떠리
영겁의 망망한 고적속에서
걸어 나오는 낙타는
나의 그리움이라 하라
 
하늘 끝으로 뻗어간
겹겹 모래산의 능선 따라
꽉 메여 오는 우주의 적막
밤과 낮으로
침묵의 저주같은 그리움이여
 
아름다운 세상에 살면서
내 무슨 고뇌를 지녔기에
마음은 이다지도 허망한 사막인가
오늘도 긴 목을 빼 들고 간다
불러 보고 푼 이름아  -
 
 
가을 호접
   
 
애수의 가을에
피는 꽃  예뻐
호접 한 마리
날아들었네
 
험한 계절에  낡고 찢어진
헌 날개 옴지락
맥없이
마른 꽃물 허적이네
 
동심아
어느 언덕에서
이 지경
초심이 그리워
찾아 왔는냐
 
촉수로 가냘피 헤집는
옛 꿈
서글픔이
추억에 젖네
 
그 사연
너 만이 아는
나 만의
애달 픈 마음인가
 
 2018,12,30 서울에서


 
살아 있음에
 

 
아, 나는 아직 살아 있는가 -
저 한 포기
허리 꺾인 풀처럼
죽음으로 가다 가까스로 기어 나와
잠시는
무덤의 주위를 에돌며 살아 있는가
 
부는 바람에 머리칼 흩날리며
쓰러지고
일어서고
몸부림치며
이 세상이 좋아 푸른 하늘에 두 손 내밀어
늘 그리움에
눈물 젖어 살아 있는가
 
아, 내게 차려진 것은
한 줌의 흙과
몇 방울 물인 것을
세상에 줄 수 있는 것도 보 잘 것 없는
가냘픈 록향에
작은 풀꽃의 정인 것을
 
이 세상에
부러움이 많아 가지려는 것 보다
작은 정이라도 주며 살려는 보람이
누구에게는
행복으로
나를 살게 하는 힘이 되는 것을
 
나야 이대로 한 점 미풍이 되여 사라져도
나야 이슬을 무덤으로 삼아 사라져도
나무 잎의 미세한 흔들림에도
이슬이 증발된 흔적에도
사랑 하나 남겼으면
 
나비의 날개 짓에 날리는
풀꽃 향기
풀벌레 입에서 씹는
풀 향기에도 아파 웃는
정과 사랑이리니
오늘도 그 소리를 받아
시를 쓴다
 
아, 살아 있음에
 
2019,4,1서울에서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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