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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문호]시흥동 비단길 시장 소묘

기사승인 2019.04.14  18: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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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문호 프로필:  70년대 <연변문학>으로 시단 데뷔. 2007년 8월 26일 11회 연변 지용제 정지용 문학상 수상, KBS성립 45주년과 50주년 기념행사에서 망향시 우수상 두 차례 수상. 연변작가협회 회원, 료녕성 작가협회 회원, 심양조선족문학회 부회장 역임. 심양 시조문학회 부회장. 재한동포문인협회 이사. 시집 <달밤의 기타소리> <징검다리> <자야의 골목길><팔공산 단풍잎(한국 학술정보(주)에서 출판)><다구지길의 란><료녕성조선족 시선집(리문호편찬)>가 있음.  이메일wh0312@hanmail.net

시흥동 비단길 시장 소묘

   리문호

 

촘촘한 빌라 좁은 골채기 양 켠에
몇 백명, 몇 천명 똑 같지않은 명
늙고 젊은 형태들이 앉아 장사한다
골 가운데로 내리 흐르는 인파와
올리 흐르는 인파들이 부딪치지 않고
무질서하게 엇갈려 골패친다

하루 같은 하루의 길고 긴 연장선
사람 사는 세상, 먹을 골목엔
올챙이 처럼 사람들로 오골보골하다

패쪽 하나씩 달고
바구니에, 광주리에, 노끈에 매달려 있는
제주 한라봉, 영광 굴비,신고 배
진도 멸치, 아사기 고추, 쭉 드러누운 채소들

세계 방방곡곡의 물품들도 비비고 끼여 들어
한자리 틀고 앉았다
중국산 옷과 신발, 미국산, 호주산 쇄고기
러시아 산 동태 ,뉴질랜드 산 고등어
초점을 잃은 동그란 눈들이
이방의 오가는 사람들 구경한다

망해 갈려는 가게는 목소리도 갈린다
눈물 머금고 폭탄 세일
단 하루만 폭탄 세일
게딱지 같이 붙은 대자보
단 하루가 맨날 단 하루다

선거 땐
붉은 옷, 파란 옷, 노란 옷들이
웃음 팔러 다닌다
박스 싣고 인력거 끌고 가는
꼬꼽새 할머니에게도 손잡고 웃음 던진다

비단길 벗어나와 금빛 공원엔
허연 머리들이 모여 한,촉의 정치판 벌인다
장야 멍야, 멍야 장야
저 쪽에선 아다리 아다리 아야 다리

사람 사는 세상 -
일하고, 먹고 배설하고, 잠자고
하수도 구멍마다 올려 미는
냄새는 곱지는 않다. 우리가 사는
도시의 한 풍경 ….

2019,4,14 서울에서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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