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시인이 만난 중국의 배달겨레 9]

[동북아신문=우리문화신문/석화중국지사장]4월 초순, 이른 봄의 북방 대지에는 아직 한기가 남아있고 산기슭 응달에는 지난 겨울의 눈이 채 녹지 않았지만 연길은 화사한 봄소식으로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그것은 연변미술관에서 “조선미술소장전”이 펼쳐진다는 기별이었다. 연길의 많은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던 이번 전시는 드디어 12일 아침 10시, 대망의 개막식을 열었다. 개막식에는 중국과 조선(북조선)의 미술관계자들, 이름난 화가들과 미술대학 학생들 그리고 많은 미술애호자들과 시민들이 참여하였다. 개막식에서 연변미술관 서화 관장은 이렇게 말하였다.

 
▲ “조선미술소장전” 포스터
“이번 전시는 중국과 조선의 국교건립 70주년을 기념하여 펼치게 되었다. 우리 연변미술관에서 주관하고 연변장백산서화원과 길림성황미술관에서 협조한 이번 전시에는 조선의 이름난 화가들이 창작한 조선화, 유화, 판화, 민속화 등 다양한 작품이 전시된다. 이는 조선 당대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연길시민들에게 큰 예술의 향연이 될 것이다.”  이어 전시작품을 제공한 장백산서화원 김철남 원장은 이번 “조선미술작품소장전”과 조선의 미술작품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소개하였다. “이번 소장전은 우리 연변장백산서화원에서 20년 가까이 소장해 온 조선만수대창작사 예술가들이 창작한 55점의 우수하고 영향력 있는 작품을 선정하여 선보이게 되었다. 조선의 예술인들은 미술기교면에서 대담하게 서양화의 조형, 해부 등 요소를 섭취하고 종이와 먹을 사용하는 동양화 령역에서 조선화라는 독특한 장르를 창조하였다. 때문에 이들이 창작한 조선화를 보면 첫 순간부터 생동한 느낌을 받게 되고 민족 고유의 순수하고 진실되며 해박하고 서정적이고 탐미적인 심미감을 받게 된다.  조선의 예술인들은 자기의 창조적인 지혜와 높은 재능으로 조선인민들의 진실한 생활과 정감을 또렷하게 부각하고 조선민족의 개성을 담아내었다. 고유한 민족적 특색이 두드러지고 구도, 필법, 색채 등 다양한 방면으로 조선인민들의 심미표준을 잘 살려 내었다. 따라서 조선의 미술작품은 세계미술시장에 크게 각광받고 있으며 동양화의 최고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동트는 백두산 천지, 선우 영

 

▲ 칠보산 강선봉, 선우 영

 

▲ 붓나무(자작나무)숲, 리광천

 

▲ 비에 젖은 옛거리, 정현철

 

▲ 중국 소수민족 로인, 표영민

 

▲ 강선의 봄, 정영만
 전시장을 둘러본 시민들의 반향도 뜨거웠다.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리정림회장은 관람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이번 조선화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조선의 아름다운 강산을 둘러보는 느낌을 받았으며 용감하고 부지런한 조선인민들의 생활모습을 생동하게 마주 보게 되었다. 특히 같은 민족으로 정서도 같고 산천경개도 우리 고향과 비슷하여 더 깊은 감동을 받았다. 아름다움이 그대로 그림 속에 담겨 있다.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종조 두 나라 문화교류가 보다 더 빈번하게 발전하여 친선적이며 휘황한 앞날로 나아가면 좋겠다.” 리정림 회장은 이어 “묘향산의 가을”이라는 작품을 보고 이런 글귀를 지었다. “묘향산의 고운 단풍향기 / 화사하고 해맑은 정취 눈이 부신다 / 여름을 간직한 채 / 한잎 두잎 떨어진 노란 가을 / 청신한 물빛에 마음까지 맑아진다.”
▲ 전품을 관람하는 사람들

 

▲ 전시장 관람을 한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회원들
 또한 중국(연길)문학아카데미 회원 방준 선생은 관람 중 “손전화 거는 처녀”란 제목의 한 미술작품 앞에서 “봄 맞는 처녀”라는 제목의 시를 써 현장에서 미술관 관계자에게 넘겨주었다. “움트는 봄 / 두터웠던 옷 팽개치며 / 반기는 버들개지 보며 / 방긋 웃는 강물 / 손전화 거는 처녀 / 봄소식 알리느라 / 이른 봄 추위도 / 저기 가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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