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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떠난 후 난 어떻게 살란 말인가?

기사승인 2019.04.12  16: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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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밍첸차(明前茶)

[서울=동북아신문]중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인 ‘모든 것이 다 좋아(都挺好)’는 초반부터 어머니인 자오메이란(赵美兰)의 장례를 치르는 장면이 등장하고, 이후 아버지 수다챵(苏大强)은 40회 가까운 분량에 걸쳐 성숙되지 못한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부친은 집을 바꾸고 싶다고 소리를 지르는가 하면 집에서 사용하던 가구에 “아내인 자오메이란이 자신을 괴롭히던 흔적들이 남아있다”는 이유로 모든 가구를 버려버렸다. 부친은 또 평탄(评弹, 민간 문예의 일종으로 이야기와 노래로 구성됨)을 듣고, 복권을 사고 양식을 먹고 도우미와 결혼하고 아이처럼 떼를 쓰면서 핸드메이드 커피를 마시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이에 수저우(苏州) 지역의 드라마 시청자들은 수저우의 남성들은 자고로 아내에 대한 애정이 깊기로 소문났다며 드라마에 등장하는 부친의 모습을 수저우 남자들의 모습으로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반발을 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수저우에 있는 한 선배만이 드라마 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의견을 주었다. 이 드라마는 두 부부 사이에 애틋함이 있는지 없는지 여부만을 그린 내용이 아니라 “당신이 떠난 뒤 어떻게 무너진 세상을 다시 만들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수다챵은 후자를 다룬 부분에서 특별히 자아중심적이고 급진적인 행동을 보였을 뿐이다.

선배는 대학에서 ‘생리사별(生离死别)’을 겪는 결혼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이다. 그는 이혼한 사람과 배우자를 잃은 사람은 자신의 삶을 다시 일으키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혼한 사람은 대개 ‘미움’의 단계를 넘어야 하고, 배우자를 잃는 사람은 ‘사랑’이라는 고비를 넘겨야 가능하다. 이혼은 종종 삶에 벼랑 끝과도 같은 맹렬한 하락을 초래하고 배우자를 잃은 사람들은 수개월 내지 수년 동안 침대에서 병을 앓으면서 지내거나 소택지나 늪에서 천천히 가라앉는 것과 같은 삶을 경험하게 된다.

그들은 몹시 초췌하고 두 눈에 모두 핏발이 선 채 비틀거리며 걷게 되며 의사 앞에서 입을 틀어막고 통곡하고 또 아이들 앞에서는 억지로 웃으려고 애쓴다. 그들은 매일 돈 마련을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옷깃에는 오랜만에 목욕을 하지 않은 듯한 냄새가 배어있을 것이며 머리카락은 가닥가닥 달라붙고 잇몸이 붓고 세 끼 식사를 챙겨먹는 게 귀찮아 찐빵이나 만두로 끼니를 때우기도 한다.

수많은 마음 아픈 순간이 깔리고 혼자 남겨져 고독을 마주할 운명인 사람들에게 큰 이별이 다가오는 순간 무거운 짐을 벗은 듯한 홀가분한 기분이 들게 된다. 그는 마음이 아프지만 생명에서 가장 큰 균형추가 옮겨간 후 허기와 미망함도 함께 나타날 것이고 표정에는 “새로운 삶을 살 수밖에 없구나”하는 후련함도 섞여 있을 것이다. 이것 역시 인지상정이 아닐까.

선배는 베이징 창푸(菖蒲)강 공원의 샹친쟈오(相亲角, 중국식 맞선 시장)에서 특별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때 배우자를 잃은 후 아픔을 겪고 있는 라오후(老胡)라는 어르신을 만났다. 62세인 그는 아내가 떠난 후 3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네 명의 여자친구를 만났다. 그는 젊은 시절의 열정으로 연애를 했고 여성들의 달콤한 멘트에 홀려서 남과 북을 가리지 못할 정도로 빠졌다. 여자친구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몇 달 만에 그와 헤어져도 사랑을 다시 찾으려는 열정을 끊을 수는 없었다.

세상의 이해할 수 없다는 시선과 지적에 대해 그는 “한 사람이 인생의 후반기를 보낼 때가 되지 않았다면 집에서 TV만 봐야 하는 그런 외로움에 대해 깨닫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라오후 어르신은 마음이 넉넉한 사람이며 아내가 7년 동안 병상에 누워서 집 대문도 가리지 못할 때에도 옆에서 간병했다. 아내가 돌아간 후 창푸강 공원은 그의 정신적인 의지처가 되었다.

일본에서 여러 가지 여행 패키지가 있는데 ‘떠나간 사람 잊기’를 목적으로 한 패키지 상품도 있다. 배우자를 잃은 할머니들은 산뜻하고 밝은 기모노를 입고 각양각색의 모자를 쓴 채 홀가분하게 여행을 떠난다. 이들은 뜨거운 모래 목욕과 네 손 마사지(四手按摩)를 즐기러 동남아로 가거나 아이슬란드 온천에 가고 핀란드에 가서 오로라를 보기도 한다.

그렇다. 괜히 눈물을 지으며 생활을 격리하고 그 구멍 난 삶을 콜라주로 환원하는 것보다 넓은 세상으로 가서 적절한 진흙을 한 줌 더 잡고 다시 배를 잡고 다시 도자기를 구울 준비를 마치고 인생이라는 항아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스스로 자주적인 삶을 살고 새로운 느낌을 담을 수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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