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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이미옥 저]김수영과 베이다오의 참여의식 비교연구

기사승인 2019.02.04  14: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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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옥 약력: 중국 연길시 출생, 서울대 국어교육과 졸업, 동대학원 국문학과 석·박사, 한국외국대학교 중문학과 박사후 연구원, 명지대학교 방목기초교육대학 객원조교수.

[서울=동북아신문]최근 출판된 '김수영과 베이다오의 참여의식 비교연구' 이 책은 한국에서 1960년대 참여시의 대표시인으로 불리는 김수영과, 중국에서 1980년대 몽롱시의 대표 시인으로 일컬어지는 베이다오(北島)의 시에 나타나는 공통된 특질로서 참여의식을 이후 사회적 변화의 양상에 따라 추적 비교한 연구 저서이다.

양자는 한중 양국의 상이한 사회·문화 체제 속에서 서로 다른 성장, 발전의 양상을 보였고 상호 간의 직접적 영향관계의 존재 또한 확인할 수 없다. 그러나 양자의 비교를 가능하게 하는 근거는 비슷한 시대적 배경 아래 시인이 역사적 주체로서 현실에 대응하는 방식, 즉 시의 미학적 실천과 그 속에 내재된 하나의 경향적 특질로서 참여의식에 있어 긴밀한 유사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 책 표지

김수영과 베이다오의 참여의식은 크게 봤을 때 현대성이라는 큰 범주를 포섭하고 있지만 이들은 또한 각자가 처한 문화권과 생활 안에서 각각 다른 주체로서의 체험이라는 현실(리얼리티) 상황과 긴밀히 결합되어 있다. 따라서 참여의식이라는 개념은 추상적인 마음의 현상을 가리키는 것일 뿐 아니라 구체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것으로서 여기에는 항상 리얼리티라는 현실 세계와의 상호작용이 중요하게 반영된다. 여기서 말하는 현실 체험에는 거시적인 역사적 체험뿐만이 아니라 개개인이 경험하는 미시적인 일상체험 및 타자체험까지 포괄하게 된다.
 
이들을 비교함에 있어 흥미로운 지점은 모두 독재에 대항했지만 완전히 다른 국가 체제와 사회적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으므로 저항의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김수영을 비롯한 한국의 시인들은 기존의 개인지향성 담론에서 민중 지향성 담론으로 바뀌었으며 베이다오를 비롯한 중국의 저항시인들은 인민중심의 사회주의 공동체 담론에서 그에 반()한 개인 지향성 담론으로 바꾸게 된다. 또한 김수영과 베이다오는 모두 당시의 정치적 현실에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시 작품으로 공론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으므로 그들이 추구한 자유는 적극적인 자유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혁명이 실패하고 나서 여전히 억압되어있는 현실은이들로 하여금국가의 역할과 권리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대신, 외부로부터 부당한 간섭을 차단하고, 개인의 선택 가능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소극적 자유를 추구하게 한다. 혁명 이후 일상을 자기 풍자 등을 통해 사회를 고발한, 김수영의 일련의 시들은 자기반성을 통해 공동체적 윤리를 꾀하는 내면적 자유로 나아가고 있고 반면 추방이후 고국에 돌아갈 수 없게 된 베이다오는 디아스포라로서 관조적 자유에 접근한다.
 
   
▲ 책 앞뒤 표지
 
혁명 혹은 정치적 변혁의 이상이 구현되는 데는 오랜 시일이 걸리고 지속적 투쟁과 거듭되는 후퇴와 전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둘 때, 4.194.5 천안문사건의 정치적 실패가 갖는 의미는 실패로만 확정지을 수 없는, 긴 순환과 변화의 변증법적 과정 속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또한 그때와 다름없는 작금의 정치적 현실, 한국에서는 후퇴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좌절된 개혁의 장기적 후과로서 빈부격차, 지역격차 등 사회적 격차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은 반세기 전의 김수영이나 베이다오를 꾸준히 현재로 소환하게 되는 근거가 된다. 참여시의 독자적인 행로를 개척해온 김수영을 동아아적 시각에서 접근하여 새롭게 의미부여하는 작업은 한국과 중국이 당면한 정치적 문제들을 재조정하여 공생해 나갈 비판적 전망의 단초를 그 속에서 다시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다.
 
이 책은 2017 대한민국 학술원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어, 학술원이 구입해 국내 대학 도서관 등에 보급되었다.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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