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북아신문]고안나 시인의 첫 시집 『양파의 눈물』(詩와에세이, 2017)이 시에시선 8번으로 출간 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고안나 시인
김선태 시인이며 목포대교수는 그의 시집을 다음과 같이 평했다. 고안나 시인의 시집 『양파의 눈물』 속에는 활짝 꽃피고 싶은, 물고기처럼 파닥이고 싶은, 간절한 열망을 지닌 화자가 살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화자의 열망과 꿈은 안타깝게도 원하는 목표에 다다르지 못한 상태에 있다. 간절한 목소리에 “꽃봉오리 하나/밀어 올리지 못한 나”(「양파의 눈물」) 같은 자조나 탄식 같은 것들이 섞여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자조나 탄식이라기보다 자기 존재의 확인이나 성찰에 가깝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야 현재를 딛고 미래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시집은 그 미래를 향한 아픈 첫걸음으로 받아들여진다. 다행스럽게도 고안나 시인의 시는 짧고 단아한 호흡과 압축미, 섬세한 언어 감각을 지니고 있다. 앞으로 그 바탕 위에서 더욱 절차탁마한다면 머잖아 바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김경복 경남대 교수이며 문학평론가는 "고안나의 시는 시마(詩魔)에 붙잡힌 자의 중얼거림이다. 시마에 접신된 신열로 세계의 사물들과 경계 없이 넘나든다. 「동강할미꽃」이란 시에서 “나는, 젊고 수줍다”고 표현함으로써 할미꽃의 원망과 정념을 시인 자신의 몸으로 말하는 것이 한 예다. 접신의 상상력은 여타 생명체를 비롯해 많은 사물들에게 정령적 생기를 불어넣어 인간의 관점을 넘어선 사물의 본질을 드러나게 한다. 가령 ‘별’을 “나는 틈/나는 균열/나는 상처”로 묘파해 보이는 것은 우주적 차원의 진리 규명이자 의미 부여다. 이러한 시적 특성은 고안나 시인이 인간의 일면적, 피상적 인식을 벗어나 초월적 차원의 진리나 인식을 구하기 위해 시를 쓰는 것으로 보게끔 한다. 때문에 그의 시가 상식에서 벗어나기 위해 물질의 내면으로 스며들어 대상과 동일시되는 것, 즉 역동적 상상력을 통해 자신의 실존적 정체성을 획득하고자 하는 것은 사물의 본질을 통해 존재의 특성에 대한 성찰과 구원을 얻고자 함임을 알 수 있다"라고 호평했다.  

 경남 고성에서 태어난 고안나 시인은 2010년 『부산시인』과 2017년 『시에』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시낭송가로도 활동 중에 있다.

 

■ 시집 속의  시 <노을>

 

마음 밖몸 빠져나온 생각이지잠자리 들기 전쓰는 그림일기 먼 벌판 서성이며머뭇머뭇모든 것 비우는 시간잠시, 하늘은 무릉도원복사꽃 만발하지 내 사랑, 몇 발자국 더비껴갈 때몸 바꾸는노루 한 마리 ―「노을」 전문 
 
 ■  고안나 시인 시집출간 소감  시인의 말변변치 못한 꽃들을 모아 꽃밭하나 만들었습니다.봄 여름 가을 겨울 꽃이란 꽃더러는 풀꽃도 잡초도 무성합니다.제멋대로 꽃은 피고 집니다.아직 향기롭지 못하지만그러다 보면 언젠가나의 꽃밭에도 벌과 나비가 날아들겠지요.나의 꽃밭에 자양분이 되어주신 아버지 고재상 목사님과10월 11일 소천하신 어머니께 이 꽃밭을 바칩니다 .  2017년 저문 가을영도, 꿈꾸는 섬에서고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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