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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연 평론]영화 '청년경찰' 리뷰

기사승인 2017.09.16  15: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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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스스로가 덧붙인 아쉬움 하나

   

▲ 김서연: 1994년 2월 11일 중국 룡정출생, 연길시 제5중학교 졸업. 코네티컷주 페얼페얼드 공립고등학교 졸업.코네티컷주립대학교 재학중(사회학과 범죄학전공). 수상내역: “문학광장” 월간지 57기 신인작가공모전 당선( 등단작가(수필가) 자격 부여 받음)Yust컵 조명희 문학상길림서점컵, 유석종컵, 청송문학상 등 다수 수상. 재한동포문인협회 회원

[서울=동북아신문] 총명하고 냉철한 희열(강하늘)과 민첩하고 따듯한 기준(박서준), 두청년의 열정과 집념이 돋보이는 영화 “청년경찰”. 얄미울 정도로 웃긴 개그코드, 속이 뻥 뚤리는 액션 , 상업영화로 또 흥행성적으로 보면 좋은 평을 받을만한 영화라 생각된다. 

영화 초반 기준(박서준)이 자신을 소개하는 대사가 이목을 끈다. “여기(경찰대) 학비 무료잖아. 우리 엄마 돈이 없어. 우리엄마 미혼모거든” 지나칠정도로 무덤덤하게 자신을 미혼모의 아들이라고 소개하는 대목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가 미혼모를 바라보는 시선의 부자연스러움을 역설적으로 표현하는 대목이다.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기준(박서준) 의 태도, 어쩌면 이런 태도가 미혼모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대하는 자세이자 사회가 그들을 바라볼때 취해야하는 옳바른 태도이지 않을까? 감독의 스쳐지나듯 툭 던지는 대사 한마디가 관객들에게 사회이슈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가벼워 보이지만 켤코 그냥 지나칠수 없는 대사 한마디 한마디, 예리함과 섬세함이 돋보였다. 

또 하나, 희열(강하늘)이 훈련중 다치면서 동기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장면은 관객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씬이다. 누간가의 도움을 거절했거나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했을때 거절을 당했거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를 방관하고 내 갈길만 갔거나… 가벼운 대사들로 이뤄진 짧은 씬이 관객들에게 주는 여운은 결코 짧지 않다. 관객의 공감을 끌어내기 위해 존재하는 씬이었는지 아니면 감독의 감각적인 집필능력인지 둘중 어떤것이라고 해도 영화 “쳥년경찰”의 품격을 대표하기엔 손색이 없다. 아주 간단한 이야기 구성을 통해 수많은 사회이슈를 반영하고있는 영화 “청년경찰”, 그래서 지금의 논란이 더 아쉽게만 느껴진다. 

굳이 조선족이란 집단이 이 영화에 필요했을까?  꼭 필요했다고 해도 인물성격이나 심리를 보여주는 씬 하나 없이 조선족을 그저 악역을 위한 악역으로 내세운건 영화를 제작한 모든 사람들이 반성해야하는 일이다. 

코믹액션 영화에서 주인공 이외의 인물성격을하나하나 보여주기엔 포괄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 모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영화완성단계에서 한번 더 고민했어야 한다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영화심의위원회와 같이 영화상영전 검증단계에 있는 전문가들중 아무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것에 놀라움을 금할수가 없다. 

허구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왜 현실에 있는것 그대로를 콕 집어 영상에 여과없이 담아내는지. 관객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희미하게 모자이크된 영상을 보면서도 뿌옇게 포커스 아웃된 화면을 보면서도 그들은 영상속 장소를 귀신같이 알아본다. 사회이슈에 대한  관심도도 생각보다 많다. 영화속 비슷한 상황의 범죄를 보면서 뉴스에서 접했던 실제 범죄사실을 너무도 잘 기억해낸다. 영화의 리얼리티를 위해 특정장소를 노출시킨다? 뉴스와 영화는 엄연히 다른법, 카메라사용법 또한 달라야 한다는 정도는 이미 입봉한 감독이 모를리 없다.  미련하게 곧이곧대로 다 보여주려한것을 베테랑 감독의 영상연출의 미흡함이라 치부하고 해프닝으로 넘겨버리기엔 한국영화 팬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졌다. 

영화의 극적인 요소가 억지스러워서는 안된다는 것 또한 더이상 감독들만의 기준이 아니다. 영화인들은 이번 논란을 통해 다시 한번 대한민국 영화 관객들의 수준이 얼마나 높은지에 대해 인식하고 영화를 상영하기전 마지막 심의 및 편집 단계에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특정 지역을 밝히고 밝히지 않고가 이야기의 흐름에 영향을 주거나 극중 인물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가 달라지는 것 하나 없다면  영화에 정녕 필요한것이 무엇이고 불필요한 것이 무엇이지, 선택은 감독의 몫이지만 그 선택에 대한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한국 영화가 아시아권을 비롯해 해외에서 인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영화인들은 그들의 관객이 단지 우물안의 개구리로 살아온 한정된 자들이 아니라 영화를 객관적으로 접하는 “대중”이라는 점, 영화를 만들면서 꼭 유의해야할것이다. 적접적인 노출보다 간접적인 언급이 더 임펙트있다는 사실 또한 절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조선족”들이 같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이 영화의 단골소재로 ‘이용’ 되고있는 중요한 요인중 하나일 것이다. 대한민국 영화의 주된 관객은 자국민들이고 그들에게는 한글이 가장 익숙한 언어이다. 배우들도 한글로 된 대본으로 연기를 하고 감독과 스태프도 한글로 소통한다. 누군가는 맡아야하는 악역이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언어를 구사하는 인물이라면 그 친근감은 훨씬 높은것이다. 영화속 인물을 연기하는 배우들에게도 외국어로 된 대사보다는 한글로 된 대사를 억양만 바꿔 연기하는것이 훨씬 쉬운건 빼도박도 못하는 사실이지 않는가? 

악역을 외국어를 사용하는 인물로 설정한다면 그에 따른 부가지출또한 한푼이라도 아껴야하는 영화제작현실상 고려하지 않는 부분이 아닐수 없다. 

그렇다면 다른 영화는 다 괜찮은데 왜 영화 “청년경찰”이 유독 논란이 되는것일까? 아마 감독과 영화사,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이다. 실제 있었던 일을 모티브로 재구성하는 영화일 경우, 특정 인물이나 사건을 다루는 경우에는 자막으로 사건의 진실여부를 표기하도록 되어있다. 실제 사건은 그 사건의 리얼리티를 보여주기 위해, 재구성된 이야기는 이야기속 많은 인물들의 실제모델이 된 특정인물이나 관련된 다른 이들의 인권보장을 위해, 현실과 허구의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할 관객들의 판별력을 돕기 위해,  사건의 가장 극단적인 면이나 가장 드라마틱한 요소에 포커스를 맞춰야하는 영화라는 특수컨텐츠가 가지는 속성 때문이기도 하다. 애초에 픽션이었다고 밝혔다면 이처럼 논란이 커지지는 않았을까?

영화 “청년경찰”은 이미 개봉전 한차례 몸살을 앓은적이 있다. 이화여대의 교표가 동의없이 사용되었고, 불법적 범죄장면에 학교실명이 사용된점에 대해 제작사에 항의했고 개봉이후 영화는 이화여대라는 실제 존재하는 대학명칭대신 “한국대”로 수정한 장면이 나가고 있었다.( YTN뉴스) 이화여대가 제작사측에 목소리높여 항의했을때, “이화여대”라는 실제명칭대신 “한국대”라는 가상의 학교이름으로 대체하면서 감독이나 제작사는 다른 문제거리가 될만한 요소는 없는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보는 섬세함이 있기를 바란건 그저 대중들의 높은 기대치에 불과한것인가… 힘있는 자들의 거센 항의만이 받아들여지는 씁쓸한 대한민국 시대상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속 대사들은 “청년”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요즘 젊은세대들이 사용하는 다양한 패턴과 어휘들로 짜여져있다. 하물며 특정온라인게임시 사용되는 단어들까지 대사에 녹아내는 섬세함을 갖췄다.  허나 이 섬세함이 독이었을까? 지나치게 구체적일 필요 하나없는 대목에서까지 굳이 대사가 왜 필요했는지 의문점은 전혀 사라지지 않는다. 대사, 액션, 구조, 화면, 흐름…… 작은 소품하나까지 신경쓴 연출의 디테일, 그 섬세함은 대림동, 조선족집단을 묘사할때엔 이상하리만치 존재하지 않았다. 두 주인공이 학교동기들과 학교에서 찍은 목욕탕 씬을 비롯한 여러 장면들에서는 그렇게도 잘 사용하던 모자이크, 줌인,줌아웃,  포커스 등 다양한 기술법이 왜 유독 대림동을 찍는카메라에는 존재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가장 의문스러운 점 하나, 택시기사의 대사
 “ 이동네(대림동) 조선족들만 사는데 밤에 칼부림 많이 나요, 여권없는 범죄자들도 많아서 경찰들도 잘 안들어와요, 웬만해선 길거리 다니지마세요.” 감독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기본적인 팩트도 확인하지 않는것일까? 아니면 감독이 한글에 서툰것인가? 대림동에는 꽤나 많은 조선족들이 살고 있다는 통계가 있다. 하지만 그 어디에도 대림동에 “조선족들만” 산다는 통계자료는 없다. 많은 선량한 시민들의 삶의 터전을 어찌 한마디 “ 칼부림 나는곳이라 다니지 말라”는 말로 단정지어 버리는가?  영화속 상황이 허구라면 굳이 힘들게 카메라 포커스 맞춰가면서 실제 대림동12번 출구를 화면에 담는 “정성”을 보인 감독의 아집 또한  참 대단하다. 

 언론매체에서 영화 “청년경찰” 의 김감독은 감독이라는 타이틀로 상업영화에 도전한것은 이번이 사실상 첫 작품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김감독은 한국 국내 모 배급사에서 영화투자지원, 제작, 홍보마케팅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경험많은 영화인이다.(책영사 인터뷰) 그 수많은 경험들이 “청년경찰” 이라는 젊고 감각적인 영화를 탄생시킨 비결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뒤집어 말하면 “영화”에 대해 너무도 잘 알고있는 감독이 만든 영화가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는것은 너무도 부끄러운일이 아닐수 없다. 

영화를 다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기억은 몇년전 OCN에서 방송한 “신의퀴즈”라는 드라마에서 본 장면이 오버랩 되었다. 한편의 에피소드에서 이번 영화와 똑같이 강제난자적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난자”판매라는 자칫 논란거리가 될수도 있는 소재를 불쾌감이 들지 않게 다뤘다.  드라마와 영화, 서로다른 장르지만 같은 소재를 다룬만큼 김감독은 드라마 “신의퀴즈”에 나오는 장면들과 대사들을 깊이있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을것 같다. 시대를 앞서갈 감각적인 감독이라면 말이다.  

“영화적 장치”,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한 허구”…제작사와 감독이 논란이후 인터뷰를 하면서 한 말이다. 그들이 한 말 그대로 이 영화에서 조선족은 딱 그정도의 존재감으로만 필요했었던 것이고 그래서 영화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조선족범죄집단을 불쾌감 드는 존재들로 인식하고 받아들인 것이다. “영화적 장치”가 왜 대한민국 국민이여서는 안되는 것이었을까? “청년경찰”은 그야말로 허구로 된 이야기가 아닌가? 어쩌면 영화제작자들은 무의식중에 약자들, 소수그룹에 대한 배려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식의 편견이 깔려있었던것채로 영화를 만든것이 아닌지 조금은 억지스러운 추측이지만 그런 의문이 들기까지 한다. 

그리고 이 문제는 단지 영화제작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라 판단된다. 대한민국 언론의 편파적인 보도, TV프로그램, 영화,예능등 댜양한 컨텐츠에서 소비되고있는 소수자들의 부정적인 이미지들, 미디어를 현명하게 접하는 극소수의 사람들만이 정확한 판단을 하고 있는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다.

 영화 청년경찰에서 사회이슈에 대해서는 너무도 객관적이고 신랄한 비판적 요소를 영화에 그리도 잘 담아냈는데 반해 소수자들을 바라보는 대한민국 스스로의 비뚤어진 시선에 대해서는 인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는것 같다. 짧은 몇분동안의 느낀 실망감은 이루 말할수가 없다. 관객들이 대한민국영화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인가? 

 코믹 액션영화에서 “영화적 장치”로 이용당해야 하는 대상이 왜 번번히 특정소수자들이여여야 하는가? 왜 대한민국에서 살고있는 수많은 소수자들을 대표하는 자들이 소수의 소수인 범죄집단인 것일까? 의도된 차별만 부당한것이 아니다. 차별은 차별 그 차제로 부당하다. 그리고 그 부당한 차별을 불특정다수에게 컨텐츠로 선보이는 건 분명 또다른 차별문화를 조성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영화가 전세계영화제에서 각광받고 있는 지금, 영화제작자들은 미성숙한 사회문제인식에 대해서 한번쯤 스스로를 반성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수준높은 관객들이 대한민국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그들 스스로 낮추는 일은 없도록 해야하지 않겠는가? 

[편집]본지 기자 pys048@hanmail.net

<저작권자 © 동북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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